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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착용자와 상담자(전문가)의 관계는?

작년(2021년) 쯤 입니다. 너무나 따뜻한 봄이였고, 상쾌하고 따뜻한 바람이 부는(하지만 꽃가루는 힘든^^) 그런 날 이었습니다. 2020년도 부터 어렵게 준비해온 사)한국보청기판매자협회(KAHAR) 시작을 위한 창립총회가 진행되는 전날 이었습니다. 보통 저희 업계의…
안덕진 원장 · 원문 작성일 2022. 4. 8. · 네이버 원문 보기

작년(2021년) 쯤 입니다. 너무나 따뜻한 봄이였고, 상쾌하고 따뜻한 바람이 부는(하지만 꽃가루는 힘든^^) 그런 날 이었습니다.

2020년도 부터 어렵게 준비해온 사)한국보청기판매자협회(KAHAR) 시작을 위한 창립총회가 진행되는 전날 이었습니다.
보통 저희 업계의 여느 행사가 그렇듯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협회의 창립총회는 너무도 중요한 행사였기 때문에 평일 저녁에 진행하기는 무리가 있겠다 싶어 토요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협회 창설에 있어 어쩌다보니 '협회 설립 추진위원장' 직을 맡게 되었고, 실제 창립될 협회에서는 '수석부회장' 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협회장을 하기에는 아직 나이도 좀 어리고,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기존에 역임했던 추진위원장 업무를 이어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판단되어 협회 2인자 자리 느낌의 '수석부회장'에 역임이 되었습니다.

사실 사단법인 임원 또는 이사라는 직책이 외부에서는 뭔가 대단하고나 큰 이득이 되는 듯 보여도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하는(내돈내고 하는 봉사^^) 직책에 가깝습니다.

고객 중에서는 많은 부류에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수월한 분들도 있고 좀 깐깐한 분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경제적인 형편이 나쁘지 않아 보청기 구입에 아주 큰 부담은 느끼시지 않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경제적인 형평이 좀 어려우신 분들은 약간 부담스러워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날 방문하신 어르신도 개인적으로 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신 분이었습니다.
70대 후반이시지만 청년처럼 쾌활하시고, 흰머리도 없으시고, 말도 많으시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난청 정도가 심해지시어 보청기 구입이 바로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신용 때문에 카드 발급도 쉽질 않고 또 바로 결제하실 비용이 없어 매달 10만원씩 나눠서 조금씩 갚고 계셨던 상황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거래는 잘 안하시지만, 어르신 상황이 좀 딱하기도 하였고 왠지 그냥
쾌활하신 모습이 신뢰감이 있어 매달 나눠서 결제하시라고 합의하였습니다.

6개월이 좀 지난 상황이지만 30만원 정도 미수금이 있었고, 근래 상황이 좀 더 않좋은 상황이신지 두어달 결제를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워낙 낙천적인 분이시라 보청기 불편한이 있으시면 이런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센터에 방문하셔서 차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고 바로바로 돈을 지불하지 못한 미안함도 전달하고 가셨습니다.

창립총회 전날도 여느 때 처럼 센터에 앉아 방문하시는 어르신들 케어를 진행하고 있었고,
방금전에 말씀드린 쾌활한 어르신이 잠시 방문을 주셨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내일 협회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되는 데,
혹시 어르신께서 저희 협회 또는 정부정책에 건의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어르신이 좀 힘든 상황이고, 보청기를 구입하시는 데 비용적으로 어려우신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부에 이야기해서 보청기 좀 저렴하게 해달라 그래' 또는
'나 처럼 어려운 사람들 한테 보청기좀 지원해주라 그래' 등의 이야기가 나올 듯 했다.

하지만 어르신의 반응은 대답은 뜻 밖이었다.

'뭐 정부에다 건의하는 건 모르겠고, 이제 협회같은 거 하면 여기 보청기 센터 못오는 거 아니야?
너무 이런거 저런거 하지말고, 나 더 늙을 때 까지 여기(센터)에서 계속 보청기 봐줘야해~~ 딴데가질 말고'

그리고 한마디 더 하셨다.

'왜냐하면, 보청기 이런거 외상주는 데는 여기 밖에 없을 거 같아서..^^'

솔직히 속으로 매우 감사했다. 사실 어르신께서 결제도 미루시고, 사실 이런저런 불평도 많으시고 말씀도 많으셔서
내 솔직한 입장에서는 어르신을 별도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르신은 나를 너무도 필요로 하신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을 울먹했다.

그래서 어르신의 손을 살짝 붙잡고 말을 이어갔다.

'어르신 걱정안하셔도 되는게 어차피 협회 부회장직이라는게 급여가 없는 봉사직이라,
협회 일만 하면 굶어요. 그래서 여기 보청기 센터는 열심히 계속 해야 저도 돈을 벌고 살아요..^^
그러니까 뭐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이야기 하는 중에 살짝 목이 메였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드렸다.

'아직 30만원 남은거 빨~~리 갚으셔야 해요. 한 달 밀렸습니다.^^'

이 글을 적는 지금은 (작년 이야기이니) 전부 완결 하셨고, 아직도 제집마냥 자주 오셔서
잔소리도 하시고, 불평도 하시지만 왠지 밉지 않다.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