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히어링 글 모음 / 청각·보청기 이야기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기를 당한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당하고도 내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오랜 기억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큰 사기는 당한적이 없는 듯 하다. 내가 사기를 잘 안당하는 이유는 내 스스로 '꽁짜는 없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인지 …
안덕진 원장 · 원문 작성일 2022. 8. 13. · 네이버 원문 보기

나는 개인적으로 사기를 당한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당하고도 내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오랜 기억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큰 사기는 당한적이 없는 듯 하다. 내가 사기를 잘 안당하는 이유는 내 스스로 '꽁짜는 없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엄청 잘 베푸는 성격은 아니지만, 반대로 남의 것을 아무런 이유없이 얻는 것도 대단히 불편하게 생각한다. 예전에는 아주 극 Matcher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약간 Giver 느낌의 Matcher가 된 듯 하다. 물론 나이가 먹어서 그런 것도 있고, 예전 직장에서 모시던 상사가 극 Giver 였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받은 점도 있다.

Give and Take

저자
애덤 그랜트
출판
생각연구소
발매
2013.06.07.

나 같은 성격을 책 'Give and Take' 에서는 Matcher라 표현한다. 물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성형을 가진 Matcher는 대다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며, 보통 개인적으로는 잘 베풀거나(Giver) 반대로 남의 것을 잘 취하는 성향(Taker)의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서는 Matcher가 된다. 특히 공적인 상황 즉 일터에서는 Matcher가 되기 쉽다.

중국에서 가장 크게 사기당한 썰

내 나름대로 가장 크게 사기 당한 기억을 떠올리면 중국의 '꽁짜 차사기'가 먼저 생각난다. 2013년도 와이프와 결혼하고 처음으로 간 해외여행인 '상하이 여행'에서 당한 사기이다. 더군다나 와이프는 중문과 출신 중국어 관련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몰라서 한국사람에게 사기를 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아직도 사기를 당한 주요 원인인 언어 부문은 부부싸움 시 나의 공격아이템 1순위로 즐겨 사용된다.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1
이러고 다녔으니 사기를 안당할 리가 있나?

상하이 여행을 하던 중 개략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1과 여2명이 지나갔다. 그 중 남학생이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세 명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니 반대로 우리 부부의 사진도 찍어 준다 한다. 뭔가 께름찍한 느낌이 좀 있긴 했지만, 카메라를 맡기니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어 준다.

남학생이 나와 와이프에게 이런저런 것을 물어본다. 어디서 왔냐? 언제 왔냐? 어디어디 가봤냐? 등등.. 그리고 본인들도 상하이에 여행을 처음 온 것이라 하면서

'혹시 인근에서 하는 차 축제 안가실래요? 거기서 무료로 차를 마셔볼 수 있대요!"

라고 한다. 참고로 나는 2006년 쯤 텐진에 어학연수를 짧게 다녀왔다. 텐진과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 수도 베이징에는 '차 거리'가 있고 여기서 무료로 차를 대접하는 가게들이 좀 있다. 차를 타주면서 고객과 인생이야기를 하고, 고객 필요에 따라 차나 차 차용품을 판매하는 느낌으로 영업하는 곳이 꽤 있었다. 와이프로 대략 이런 곳에 대해서 들어봤는지 몰라도 마침 일정도 애매해서 따라 가기로 하였다.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2
이런 수수한 옷차림과 얼굴의 학생들이 사기에 가담했다. 범죄자도 인권이 있으니 일단 얼굴은 가리고

이 학생들은 상하이 어느 구석진 건물 4~5층에 있는 차 체험장 같은 곳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우리는 간단하게 그 곳 점원에게 이 장소와 '차는 무료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잡아서 앉았다. 책상에서 10개 이상의 차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리고 주인 언니의 차 SHOW가 이어졌다. 차쇼는 대충 차를 만들어서 찻잔으로 돌리고 뒤집고를 하다가, 차를 마시고 온기가 남은 찻잔을 눈이나 귀에 대면서 '이러면 눈과 귀가 좋아져요~~' 등의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멘트를 내뱉는 쇼이다.

그리고 차를 한 종류씩 꺼내면 차를 권하고 또 차 Show를 하고 또 차를 권하는 식으로 차 10종류를 돌린다. 개략 30분 정도 걸린듯 하다.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3
이 언니가 차쇼를 해 준다. 차를 돌리고, 넘기고 여튼 여러가지를 한다. 주동자이니 괘씸해서 얼굴은 남겨둠.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4
들어가면 이런식으로 여러가기 차들이 이미 배열이 되어 있다.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5
완전 착하게 생긴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아예 의심을 안함

중간 중간 학생들은 차에 대해서 질문도 하며, 매우 진지한 30분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대망의 계산서가 5명에게 각각 주어진다. 차 한잔에 50위안 그 때 돈으로 약 8000원 정도 한 것 같다. 10잔이니까 80,000원. 참고로 처음 이야기한 '차는 무료입니다.'는 '처음 한 잔'이 무료라는 이야기 였다.

와이프의 표정이 굳어진다. 나도 굳어진다. 근데 옆의 학생들은 '원래 당연히 내는 것 아닌가?'라는 표정으로 각각 400위안을 점원에게 건넨다. 나는 어쩔 쭐 몰라서 어리버리 대고 있는데, 와이프가 중국어로 따진다. 나도 어학연수 이력이 있기 때문에 개략은 알아 듣는다.

'내가 가진돈이 지금 400위안 밖에 없다. 그러니 나머지 돈은 내일 와서 주겠다. 하지만 나에게 미리 차 값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잘은 모르겠으나 와이프가 좀 카리스마가 있었다. 다들 말이 없고 분위기가 냉랭해지자, 옆에 있는 남학생이 미안하다며 400위안을 대신 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찻집을 나왔고, 학생 세명은 가야할 데가 있다며 간단히 인사하고, 0.1초만에 사라졌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래도 다행인 건 차에 뭘 넣어서 장기는 안팔렸다는 것이다. 사기치고는 8만원 정도의 소액으로 짧게 끝났기 때문에 와이프하고는 액땜했다 생각하고 바로 여행일정에 돌입했다. 이동하는 중간중간 인터넷을 통해 '중국 관관지 사기 유형'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중국은 정말로 대국답게 아주 다양한 사기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기는 '북한 문화교류 사기'이다.

한국사람, 특히 남자가 담배를 피고 있으면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남한 사람이냐며 북한 담배라고 하면서 담배를 권한다. 그리고 본인은 북한 출신이라 하면서 담배를 한 대 달라고 한다. 서로 담배를 피며 한 민족의 끈끈한 대화를 이어간다. 중간에 한국담배가 신기하다면서 자기 북한 담배와 바꾸자고 한다. 담배를 바꾸면서 또 한 민족의 끈끈한 대화를 이어간다. 담배를 다 필 때 쯤 '혹시 만원짜리 한 장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있다고 대답하면 북한 돈을 꺼내면서 '이거이 대충 만원 되는 거인데, 이것도 인연이니 서로 추억삼아 돈이나 교환합시다. 북한 돈 보는 거 처음이시죠?' 라면서 돈을 교환한다. 사실 교환한 북한돈은 우리나라돈으로 100원 수준의 금액이다. 그래도 많은 남자들은 '아~~~ 좋은 문화교류 였다.' 생각하면서 아예 사기인지 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다.

세상에 꽁짜는 없다.

많은 나라들을 다녀보면 '꽁짜 치즈는 쥐 덧에만 있다' 라는 러시아 속담이 맘에 와 닿는다. 아무 이유없이 친절을 대하는 사람들 뒤에는 거의 사기가 섞여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개인적으로 뭔가를 '꽁짜'로 받는 다는 것에 대해서 병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기를 거의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런 사기를 당했다는 말이 나오면 항상 무엇인가를 먼저 '무료'로 제공받았다 말이 들린다.

세상의 모든 호의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호의를 받기전에 '내가 받는 것은 나든 누군가든 그것을 지불해야하는 것이 있음'을 한 번쯤 생각하면, 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사기를 당했어도 상하이는 아름다웠네요..~~^^
간만에 구글 드라이브에서 꺼내 봅니다..^^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6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7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8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9
중문과 와이프와 중국에서 사기당한 추억! 세상엔 꽁짜가 없다! — 원문 이미지 10